성명/논평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고리2호기 재가동 멈추고 탈핵사회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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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 고리2호기 재가동 승인에 대한 논평>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고리2호기 재가동 멈추고 탈핵사회로 나아가자!
2026년 3월 31일(화)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작년 고리2호기 수명연장 승인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와 설비 전반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하고 임계를 허용했다. 원안위는 사고관리설비 설계 변경 사항, 개선 사항, 사고관리계획서대로 설비 작동 여부 등을 확인했고, 향후 출력상승시험 등 후속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최종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년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심의 과정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은 모두 ‘이상 없음’, ‘기준 충족’, ‘적절 이행’이라는 단어로 평가됐지만, 원자력안전법 위반으로 시작한 고리2호기 재가동에 어떠한 정당성이 없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탈핵부산시민연대를 포함한 시민사회는 그간의 활동을 통해 중대사고를 우회한 안정성 평가, 졸속적이고 형식적인 주민공람 및 공청회 과정, 담보할 수 없는 경제성 등 고리2호기 수명연장에 대한 문제점들을 끊임없이 지적했지만 그 어느 것 하나도 반영된 것이 없다. 오히려 원안위는 고리2호기 사고관리계획서와 수명연장 승인을 표결로 강행했다. 이런 원안위의 행태는 핵발전소 인접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며, ‘방사선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는 원안위의 존재 목적 자체를 배신하는 것이다.
원안위의 무책임한 행위는 이재명 정부의 위선적인 태도가 한 몫을 했다. 이재명 정부는 ‘핵발전소의 안전’을 강조했지만, 고리2호기 수명연장 과정에서 밝혀진 요식행위에는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탈핵시민들은 부단히 고리2호기를 포함한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이 부당하고 정의롭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사고관리계획서 우선 심사를 요구하는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거주하는 548 명의 시민들의 요구서, 원안위의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심의가 부당하다는 5,348 서명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고리 핵발전소를 방문했을 때 외쳤던 시민들의 목소리, 고리2호기 수명연장 무효소송에 참석한 1,108 명의 시민원고들 등이 바로 그 증거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탈핵을 바라는 목소리를 외면했고 ‘주민수용성’이라는 공허한 사탕발림으로 국민을 기만했다.
이재명 정부는 더 나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으로 인한 폭발적 전력 수요, 중동 정세 불안라는 명분으로 신규 핵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건설계획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핵발전 이용률을 ‘현재 60% 후반대에서 80%까지 상향’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 방침을 공식화하는 등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내팽개치고 핵진흥 정책에 ‘올인’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결과론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실용주의’는 윤석열 정부의 ‘핵폭주 정책’과 하나로 수렴하는 셈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폭염과 해수온 상승, 태풍 등의 이상기후는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다. 핵발전은 대책없이 쌓여만 가는 고준위 핵폐기물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송전탑으로 인해 지역의 희생을 고착화 시킬 것이다. 핵발전은 더 이상 경제적이지 않으며,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가로막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우리는 핵발전소와 멀리 떨어진 이들의 협소한 시야로 정책과 방향을 결정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우리는 '폭발적 전력 수요’라는 오만한 협박과 ‘글로벌 시장 선점’이라는 허황된 낙관으로 지역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에너지 정책을 단호히 거부한다. 어떠한 명분을 들이밀더라도 안전과 생명에 대한 권리를 넘어설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원자력안전법 위반’이라는 잘못 꿴 고리2호기 수명연장을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2026년 4월 3일
탈핵부산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