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대통령은 독소조항으로 점철된 ‘임도법’을 거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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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대통령은 독소조항으로 점철된 ‘임도법’을 거부하라!
기후생태위기 시대, 산림파괴를 가속화하는 ‘임도법’의 재검토와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촉구한다
지난 2026년 4월 23일, 국회는 산림 생태계의 훼손을 가속화하는「임도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임도법)을 통과시켰다. 오늘 우리는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산림이 재난 대응이라는 명분 아래 토목 공사판으로 변할 위기에 처해 있음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전국 106개 시민환경단체는 과학적 근거도, 절차적 정당성도 상실한 임도법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통령의 즉각적인 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한다.
본 법안은 ‘산불 등 산림재난 대응’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산림청은 임도가 실질적으로 어떤 진화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경북 산불을 비롯한 대형 산불 사례에서 보듯, 강풍을 타고 확산되는 비화형 산불 앞에서 임도는 무용지물이다. 일부 산불에서 임도를 통한 지상 진화 효과가 있었더라도, 제한적 효과를 위해 전국의 산림을 파헤치는 것은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산림재난 대응의 핵심은 임도와 같은 인프라 중심의 대응이 아니라 예방, 그리고 주민의 신속한 대피와 생명 보호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 산지는 해외의 산지에 비해 고도는 낮으나, 경사가 급하고 골짜기가 조밀해 임도 개설 시 과도한 절토와 성토가 불가피하다. 현재의 공법과 예산으로 만드는 임도는 태생적으로 산사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 2023년 논산과 예천 등지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는 임도의 성토사면 붕괴가 주요 원인이었다. 산불 대응을 핑계로 임도를 무분별하게 설치하는 것은 백두대간과 국유림 곳곳에 산사태 폭탄을 설치하는 것과 다름없다.
산림청은 2001년 ‘환경친화적 녹색임도’를 표방하며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 내 임도 설치 제한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이를 어기고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 곳곳에 마구잡이로 임도를 개설하여 산림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 임도의 ‘전국적 연결’을 목표로 하는 이번 법안은 생태계를 더욱 파편화하며, 기후위기 시대의 생물다양성 보전이라는 전지구적 가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반환경적 정책이다.
이번 법안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견제와 균형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사업 주체가 타당성 평가위원회를 직접 구성하고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여, 객관적인 검토가 불가능한 ‘사업자-평가업체 종속 구조’를 법제화했다. 하천법, 산지관리법 등 타 법령의 가치를 무력화하는 특례를 부여했다. 임업이 산업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이 계속 변하고 있는 현실에서, 임업을 활성화하려는 명분으로 임도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
나아가 본법 제16조는 토지보상법에 따른 토지 강제수용의 길을 열어두었다. 그러나 이 조항이 작동하려면 토지보상법 별표 개정이 선행되어야 함에도, 동시 발의된 별표 개정안은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더욱이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조차 본법 제16조 신설에 명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소관 부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토지수용 조항이 신설되고, 그 작동에 필요한 별표 개정은 누락된 채 본법만 통과된 것은 입법 정합성 측면의 중대한 결함이다.
시민환경단체를 비롯하여 국민들은 임도가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무엇을 위한 기반시설인지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요청했다. 그런데 산림청은 임도 설치 활성화 법을 통과시키고 임도를 마음껏 개설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규 임도의 무분별한 확장이 아니라, 이미 산재한 기존 임도의 안전 점검과 훼손된 산림의 복원이다. 무엇보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헌법에 명시된 환경권을 수호해야 할 엄중한 의무가 있다. 또한, 국무회의는 국가의 중요 정책을 심의하는 최고 정책심의 기관으로서 정책의 타당성과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산림 생태계를 파괴하는 ‘임도법’에 대하여 재의요구권을 즉각 행사하라
- 국무회의는 독소 조항으로 점철된 임도법의 위험성을 직시하고 본 법안을 전면 재검토하라.
- 산림청은 과학적 근거가 결여된 ‘산불 방지’라는 기만적 명분을 철회하고, 반환경적인 임도 확장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
국회와 정부는 지금이라도 산림 파괴로 이어지는 무분별한 개발을 멈추고, 자연과 공존하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산림 정책으로 즉각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2026년 5월 6일
전국 106개 시민환경단체 일동
참여 단체 (가나다 순):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녹색교통운동, 녹색미래, 녹색연합,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대구경실련, 딱다구리보전회, 부산불교환경연대, 분당환경시민의모임, 불교환경연대, 산과자연의친구, 생명다양성재단, 생태지평, 여성환경연대, 울산불교환경연대, 전북불교환경연대, 지리산사람들,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하동참여자치연대,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환경운동연합(환경운동연합, 가평구리남양주양평환경운동연합(준), 강남서초환경운동연합,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강서양천환경운동연합, 경기중북부환경운동연합, 경기환경운동연합, 경주환경운동연합, 고양환경운동연합, 고흥보성환경운동연합, 광양환경운동연합, 광주환경운동연합, 김해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목포환경운동연합, 부산환경운동연합, 사천환경운동연합,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성남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수원환경운동연합, 순천환경운동연합, 시흥환경운동연합, 안동환경운동연합, 안산환경운동연합,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양산환경운동연합, 여수환경운동연합, 여주환경운동연합,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오산환경운동연합, 울산환경운동연합, 원주환경운동연합, 이천환경운동연합, 익산환경운동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장흥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천환경운동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창녕환경운동연합,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춘천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파주환경운동연합, 포항환경운동연합, 화성환경운동연합, 횡성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한국환경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