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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이야기] 흘러라 강물아, 흘러라 낙동강아! : 2025 낙동강포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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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낙동강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방향을 바라봐야하는지 낙동강 유역의 활동가들이 모여 낙동강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포럼은 2분의 기조발제와 함께 각 지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공유하고, 낙동강을 둘러싼 구조적 한계를 점검하는 자리였습니다. 강의 상류부터 하류, 본류와 지류, 물·토양·대기·생태·주민 건강에 이르기까지, 문제는 서로 달라 보였지만 공통의 원인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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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의 첫 번째 기조발제로 초대형 산불 이후 제정된 산불특별법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습니다. 강의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산불이 무슨 연관이 있냐 싶겠지만 산에서 흐르는 물이 강을 타고 바다로 가기에 산불이 강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찬찬히 짚어본 이 법은 이름과 달리 피해 주민의 실질적 회복보다는 산림 개발 특례를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보상 기준은 대부분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행령 역시 피해 회복 장치보다 개발 조항이 더 구체적으로 설계돼 있어, 재난이 또 다른 난개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두 번째 기조발제는 안병철 교수(원광대)의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재자연화의 방향과 전략을 점검했습니다. 보의 존치, 제한적인 수문 개방, 부분적 개선에 머무르는 현재의 정책으로는 녹조 문제와 수질 악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재자연화는 단순한 ‘환경 사업’이 아니라 물 관리·재난 대응·지역 안전과 직결된 정책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습니다. 기조발제를 마치고 질의응답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함께 고민해보기도 하고 앞으로의 대응을 준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18분의 지역 현안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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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덕자 영풍제련소 봉화군대책위 사무국장의 영풍 석포제련소로 인한 낙동강 상류 오염 실태를 공유했습니다. 중금속 오염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하류로 이동하며 낙동강 전체 생태계와 취수 안전에 영향을 미칩니다. 상류 산업시설 관리 실패가 어떻게 유역 전체의 위험으로 전이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조정림 마산YMCA 사무국장은 창원 지역 하천 모니터링 9년의 기록을 소개했습니다. 행정의 단발성 조사와 달리, 시민들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도보로 조사하며 오염 지점을 축적해 왔습니다. 이 장기 데이터는 “데이터가 있어야 행정이 움직인다”는 현실을 보여주며, 시민 감시의 공공적 가치를 입증합니다.
박재우 양산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는 양산 수돗물 사태를 통해 취수원 관리, 정보 공개, 사후 대응의 한계를 짚었습니다. 반복되는 수질 사고는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관리 실패의 결과라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안전한 물 공급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행정 책임의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창녕군 남지읍에 거주하는 김미정 대표는 칠서산업단지 폐기물 처리시설 문제를 통해 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이 겪는 악취·대기 오염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낙동강 변 산업단지는 수질뿐 아니라 주민의 일상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관리·감독 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정선 창녕군의회 의원은 창녕 하수처리장의 반복적 불법 방류 사례를 통해 ‘시설의 문제인가, 사람의 문제인가’를 묻습니다. 수년간 수백 건의 위반이 확인됐지만 실질적인 책임 추궁과 재발 방지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특정 시설의 일탈이 아니라 행정 시스템 전반의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주남저수지까지 확산된 녹조 문제를 공유했습니다. 낙동강에서 양수된 물이 농경지를 거쳐 습지로 유입되면서, 철새 도래지이자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까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녹조는 더 이상 ‘강의 문제’에 머물지 않습니다.
배종혁 창녕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자리에 함께하시지는 못하셨지만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1인 시위와 지역 행동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과학적 불확실성과 정보 비공개 속에서, 시민 행동은 최소한의 감시이자 경고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는 낙동강 문제와 마찬가지로 ‘지속적 감시’의 중요성을 상기시킵니다.
이어 곽상수 창녕환경운동연합 의장은 황강 준설 사업을 사례로, 홍수 대책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는 대규모 준설의 실효성을 비판했습니다. 계획 홍수위 저하는 미미한 반면, 대규모 식생 훼손과 생태계 파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오히려 홍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지리산 자락에서 오신 신강 람천·임천 수질개선 주민대책위원회 대표는 람천·임천이 낙동강 수계임에도 관할 행정이 분절되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전북·경남 경계 지류에서 축산 오염이 누적되지만, 유역 단위 책임 행정이 작동하지 않아 개선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낙동강인데 ‘남의 강’이 되버린 상황을 짚어주셨습니다.
같은 곳에서 오신 수달 아빠 최상두님은 지리산권에서 추진되는 다기능 담수보·소수력·하천 개발이 생태 교란과 홍수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소방·농업용수’ 명분 아래 진행되는 사업들이 하천 생태와 안전을 동시에 훼손하고 있다는 점을 짚어주셨습니다.
매년 겨울 고령에서는 독수리 식당이 열립니다. 임성무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 대표는 고령 ‘독수리 식당’ 사례를 통해, 먹이 제공과 서식지 관리가 결합될 때 멸종위기 조류가 돌아오고 지역 생태가 회복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시민 참여형 보전의 실질적 성과 사례입니다.
대구의 대표적인 도심 슾지인 팔현습지 개발과 관련해서는 김우영 대구환경운동연합 전 운영위원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금호강 팔현습지 보도교 건설이 수리부엉이 등 법정보호종 서식지를 훼손하고, 치수 목적과도 충돌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도시 편의시설 확장이 핵심 생태축 단절로 이어지는 전형적 사례입니다.
황혜승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사무처장은 낙동강 하굿둑 단계적 개방의 경과와 성과를 정리하며, 기수역 회복과 모니터링 고도화, 농업·생활용수 대응을 포함한 정교한 운영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박창근 부산도시환경연구소 소장은 서낙동강·평강천·맥도강의 만성적 수질 악화를 데이터로 제시하며, 관로 오접·불명수 유입, 공장·양식 폐수 관리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해법은 고도처리 전환과 통합 물관리라는 입장을 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낙동강 유역에서는 취수원 다변화 정책을 둘러싼 권역별 입장 차이를 들어봤습니다. 상류와 중·하류, 대도시와 농촌 지역의 여건이 다른 만큼, 강변여과수·복류수 활용, 취수지 분산, 보 운영에 대한 인식과 선호는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번 포럼에서 확인된 공통점도 분명했습니다. 어떤 방식의 취수 대안이 논의되더라도, 낙동강 본류의 수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장거리 관로 이전이나 부분적 대체 취수는 단기적 위험 분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본류 수질이 개선되지 않는 한 불안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수·폐수의 고도처리 전환, 산업단지와 축산 오염 관리 강화, 녹조 저감을 위한 유량·체류시간 개선 등 유역 단위의 수질 개선 정책이 취수 논의의 전제가 되어야 합니다. 즉, 취수원 다변화는 본류 수질 개선을 보완하는 수단이지, 이를 대체하는 해법이 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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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낙동강포럼에서 제기된 20개의 현안은 서로 다른 지역의 이야기처럼 보였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였습니다. 우리는 강을 관리하고 있는가, 아니면 강을 가두고 있는가.낙동강은 연결된 하나의 유역입니다. 상류의 오염은 하류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정체된 물은 녹조와 생태 붕괴로 돌아옵니다. 수질, 취수, 생태, 재난 대응은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흐름의 문제입니다.
강은 흘러야 합니다. 낙동강은 흘러야 합니다. 흐르지 않는 강 위에서 어떤 기술적 대안도 임시방편에 그칠 뿐입니다. 우리는 유역 전체의 책임을 묻고, 본류 수질개선과 재자연화를 중심에 둔 정책 전환을 요구해 나갈 것입니다. 낙동강이 다시 흐를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글 / 노현석 협동사무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