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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야기] 한 토막 생태동화 : 이상한 나라 여행기(ep1:충격적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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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먼 나라를 여행했다. 이상한 나라였다. 어쩌면 꿈속이었을까? 이 글은 그 여행에 관한 기록이다. 나로선 죽기 전에 반드시 남겨야 하겠다. 읽히든 버려지든 후세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시작부터 특이했다. 공항이 없었다. 육로만 허용이 되었다. 인접국에서 승용차를 빌렸다. 국경을 지날 무렵 순간 착각했다. 혹시 소인국인가? 건물이 전부 단층이다. 자세히 보니 길에 턱과 계단도 없다. 도로는 더 이상하다. 국경 통과 전 그 넓던 차선이 단 한 개로 좁아진다. 오로지 찻길만 말이다. 가이드가 놀란 토끼마냥 치켜뜬 내 눈을 힐끔거리더니, “이 나라 어디든 찻길은 단 한 개 차로예요. 나머지는 지상 트레인과 버스 전용이구요. 사실 가장 너른 길은 사람 다니는 길이지요”
근데 혹시 찻길이 비포장인가요? 차가 사정없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가이드는 웃었다. 한번 확인해 보세요. 포장은 되어있어요. 아니 되려 포장이 문제죠. 속으로 ‘대체 뭔말이야?’ 살짝 짜증을 느끼며 내다보았다. 세상에! 자갈 포장이다.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우리 일행 말곤 승용차도 안 보인다. 찻길은 차라리 시민들의 ‘지압용’ 보도에 더 가까워 보였다. 교통사고 제로, 심지어 로드킬 제로 국가라더니, 그 이유가 확! 와 닿는다.
예상보다 한참 늦게 숙소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뱃가죽이 등에 붙은 것 같다. 유명 호텔 뷔페라는 전언을 이미 들은 터! 빛의 속도로 먹이경쟁에 뛰어들었다. 어라 왜 이리 한산하지? 가이드가 외친다. “천천히 가셔도 돼요!” 정신을 차렸다. 이제 기억 난다. 이 나라에선 정원의 8할만 차는 게 상식이란다. 어릴 때부터 경쟁적 환경이란 모르고 자라서라나? 가게 주인이나 손님이나 알아서 여유로운 공간을 찾고 만든다는데. 헐~ 도무지 이해 불가. 이런 문화가 가능할 수 있나. 아무튼 뭐 여유가 있어 괜찮네.
뷔페 메뉴가 다양했다. 맛깔스러운 색과 싱그런 향이 가득하다. 우선 차가운 음식으로 뱃속을 깔자는 전략으로 샐러드를 담았다. 자리에서 막 한입 뜨려는데, 가이드가 손사래 치며 일갈한다.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라야겠지요?” 아- 기억났다. 이 나라는 먹기 전 잠시 상념에 잠긴다고들 했다. 둘러보니 정말 손님들 각자 명상하듯 지그시 눈을 감고서야 수저를 든다. 나를 먹여 살리기 위해 자신을 내어준 음식에 대한 감사의 표시란다. 식재료가 식물이라면 보통 짧게, 동물이면 고마움에, 미안함이 더해져 상념은 길어지는 편이란다. 나도 가이드 따라 눈을 감았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세상에 빚진 마음? 아니면 은혜? 어쨌든 고마움이 절로 인다. 샐러드 잎사귀 하나를 입에 넣었다. 풀 맛이 났다. 풀 향을 내가 잊고 있었구나.
이 나라는 정제 향신료는 안 쓴다고 가이드가 귀띔한다. 설탕은 비상 구급약으로 분류된단다. 온갖 천연의 풀 향, 과일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차분해진다. 애초 최대한 많이 먹을 요량으로 차가운 음식부터 시작했는데, 고마움의 상념, 그리고 천연의 향을 음미하다 보니 과식은 저절로 저어된다. 음식 쓰레기가 ‘제로’라더니 그 이유도 알겠다. 먹는 행위가 모든 존재와 내가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느끼는, 명상이 될 수 있을까? 이 음식이 내 안에 오기까지 함께한, 하늘과 땅의 모든 존재, 자신을 내어준 뭇 생명들 덕에 오늘도 살 수 있음을 각성시키니 말이다. 그러니 허투루 죽여 먹거나 과욕을 부려 음식을 남기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었다. 비싼 식당, 최대한 본전을 뽑으려던 투지는 어느새 사라졌다. 하지만 단언컨대 태어나서 가장 맛있고 훌륭한 식사였다! (ep2 계속)
※ 천주교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 소식지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이야기 2026년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글 / 조영재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