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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이야기] 강이 아니라 잔디밭이 된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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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이 다시 초록빛으로 뒤덮이고 있습니다. 강물을 따라 번지는 녹조는 이제 계절의 풍경이 아니라 시민의 식수와 생태계를 위협하는 경고 신호입니다.
올해 낙동강의 녹조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강정·고령 지점의 첫 조류경보(관심 단계)는 5월 15일 발령됐습니다. 이는 2022년(6월 16일), 2023년(6월 22일), 2024년(6월 27일)보다 훨씬 빠른 시기입니다. 대규모 녹조가 발생했던 2022년보다도 더 이른 시기에 조류경보가 발령된 것으로, 올해 녹조가 예년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경고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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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찾은 낙동강은 말 그대로 잔디밭처럼 보였습니다. 강 가장자리에는 짙은 녹조가 띠를 이루었고, 바람이 멈춘 곳에는 녹조가 두껍게 쌓였습니다. 물이 흘러야 할 강은 흐르지 못한 채 녹조가 머무는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자연현상이 아니라, 보로 인해 유속이 느려지고 수온 상승과 영양염류가 결합하면서 반복되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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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처음으로 '녹조 계절관리제'를 시행하며 선제 대응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책의 예측이 이미 빗나갔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녹조 발생을 줄이겠다며 계절관리제를 시작했지만, 조류경보는 예년보다 훨씬 이르게 발령됐고 낙동강 본류 곳곳은 이미 관심·경계 단계를 넘어 심각 단계까지 진입하고 있습니다. 계절에 맞춰 대응하는 방식만으로는 기후위기로 더욱 길어지고 예측이 어려워진 녹조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이제는 '계절관리'를 넘어 '상시관리'로 전환해야 합니다. 녹조는 특정 계절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기후위기와 하천 관리 방식이 결합해 반복되는 상시적인 환경문제가 되었습니다. 녹조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부터 수질과 유량을 관리하고, 보 수문을 상시 개방할 수 있도록 취·양수시설 개선을 조속히 추진해야 합니다. 흐르는 강을 회복하는 것이 녹조를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입니다.
새롭게 출범한 부산시에도 역할이 있습니다. 부산은 낙동강 하류의 식수원에 의존하는 도시입니다. 시민들이 매년 반복되는 녹조 불안을 감수하도록 둘 것이 아니라, 정부에 취·양수시설 개선과 낙동강 보 수문 상시 개방을 적극 요구해야 합니다. 또한 부산시 차원의 녹조 대응도 계절에만 집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시적인 감시와 정보 공개, 시민 안전을 중심으로 한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합니다. 시민의 안전한 식수와 건강을 지키는 일은 지방정부가 가장 먼저 책임져야 할 책무입니다.
강이 잔디밭처럼 변하는 현실을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반복되는 녹조는 자연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재난입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녹조를 견디는 정책이 아니라, 흐르는 강을 되찾아 녹조가 생기지 않는 낙동강을 만드는 정책입니다.
글 / 노현석 협동사무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