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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야기] 생태우화 : 바벨탑 마을과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

작성자 부산환경운동연합
작성일 2026-07-06 조회수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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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 마귀가 마을 입구에 모였다. 집단 마귀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군대 마귀라 불렀다. 군대 마귀는 이 마을 장악을 위한 작전회의에 들어갔다. 마을은 온 세상을 선도할 만큼 문화적으로 뛰어나, 타락시킬 필요성이 급대두되었기 때문이었다.

 

 허연 수염이 휘날리는 원로 마귀가 나섰다. 마법 주문을 외듯 그렁거렸다.


오래전엔 아주 쉬웠어. 대놓고 탐욕을 자극해도 거칠 게 없었지. 총칼로 이웃을 정복하고 노예로 부려 먹던 때 말이야.” 


 그르렁거릴 때마다 태양 빛에 노출된 누런 송곳니가 금니마냥 번쩍였다.

 

하지만 문명사회에선 그러면 안 돼. 그 문명이란 탈바가지에 탐욕을 몰래 감추고 있다구.”

 

 이때 한 마귀가 대뜸 대꾸한다. 코밑에 솜털이 송송 거리는 걸 보니 마귀학교를 갓 졸업한 신참이다.


마귀학교에선 정의학, 사랑학도 배워요. 마귀한테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과목이지요. 써먹지도 못하는 걸 왜 배우나? 싶었는데, 혹시 이런 과목이 이번 작전 구상에 도움이 될까요?”

 

원로 마귀는 뜨악했다. 마귀학교를 갓 졸업한 신참에서 저런 신박한 질문이 나오나 싶었기 때문이었다


 “오호 제법인데. 너 누구야. 이번에 마을 장악 전담반팀을 짤 건데 너 합류해라.”

 

 이렇게 마을 장악을 위한 특별팀이 꾸려지게 되고 첫 회의가 열리는데.원로 마귀가 누런 송곳니를 번쩍이며 일갈한다


잘 들어. 요새는 대놓고 탐욕을 자극해선 통하질 않아. 웬만해선 대학 나오고 교회나 절도 많아서 매주 사랑-정의 같은 좋은 말 대잔치가 벌어져. 말로는 이미 천국이라, 미개한 전략을 썼다간 당장 마귀라는 게 들통나. 아주 합법적인 방법을 써야 해. 숨겨진 탐욕을 법으로 철저히 보호, 장려하는 걸 이용해야 한다고.”


 신참 마귀가 뾰족한 손톱으로 붉은 머릴 긁적이며 입을 뗀다


탐욕 표현하는 것을 장려하는 방법이 있다구요? 혹시 선거 아닌가요?”


 원로 마귀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걸 부러 질끈 감으며 그렁거린다


맞아! 선거야. 불로소득의 끝판왕, 바벨탑 투기를 대놓고 선택할 수 있지. 말로는 공동체 운운하며 함께 잘 사는 마을을 가꾸자면서도 선거는 철저히 익명성이 보장되니 자기 탐욕을 지켜줄 후보를 망설임 없이 뽑을 수 있는 거지.” “자 이거 말고 또 하나의 멋진 대의명분이 있는데, 맞출 수 있을까? 힌트는 최근 가장 힙한 이슈와 관련되어 있어.”

 

 역시 신참 마귀가 머뭇머뭇 대답한다


혹시 기후 위기. 이런 걸 활용하는 방법? 기후 위기를 내세우면 명분 있게 탐욕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혹시 너 마귀학교 수석이니? 내 후계자로 삼고 싶은걸. 맞아! 기후 위기 주범은 탄소배출이지. 탄소를 줄이는 효율적인 불은 아주 좋은 대의명분이 되겠지. 한 번만 불붙이면 꺼지지 않고, 저절로 계속 타는 희한한 불을 주는 거야.”

 

칭찬을 듣고 머쓱해하던 신참 마귀가 쭈뼛거리며 되묻는다.


 “. 꺼지지 않는 불 말이에요. 그냥 꺼지지 않는 불이 아니라, 끌 수 없는 불이잖아요. 수십만 년이니 사실 영원히요. 그걸 줘도 될까요? 까딱하면 온 마을을 다 태울 수도 있어서, 마귀 양심에도 꺼려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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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뚱히 신참 마귀를 째려보던 원로 마귀는 순간 폭소를 터뜨린다


야 그런 소릴 하는 걸 보니 아직 마귀때가 덜 끼었구나 하하.” 덩달아 팀 전체가 어깨들 들썩이며 웃음바다가 된다. 하하하..


 그렇게 그 멋지던 마을은 절반 가까이 집단 마귀에 들려 탐욕의 바벨탑만 우후죽순 솟았고, 그 마을 주변의 자그마한 마을들은 바벨탑 불을 밝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을 자기 마을에 피우기 위해 혈안이 되며 마귀 농간에 놀아나고 있다. .

 

천주교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 소식지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이야기 20267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글 / 조영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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