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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이야기] 불을 끄고 별을 켜다, 부산은 별을 켤 수 있을까?

작성자 부산환경운동연합
작성일 2026-09-06 조회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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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2일은 ‘에너지의 날’입니다. 2003년 8월 22일 당시 역대 최대 전력소비를 기록한 것을 계기로,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올해로 23번째를 맞았습니다.

 

 올해의 익숙한 구호도 ‘불을 끄고 별을 켜다’였습니다.

 

 밤 9시가 되자 전국 곳곳에서 10분 동안 불이 꺼졌습니다. 부산에서도 광안대교가 화려한 경관조명을 내려놓았습니다. 부산타워를 비롯한 전국의 주요 명소도 소등에 참여했습니다. 늘 밝은 것이 당연했던 도시가 잠시 어두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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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을 끄는 일은 단순히 전기 몇 킬로와트시를 아끼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가 사용하는 에너지가 어디에서 오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보자는 상징적인 행동입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묻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불이 다시 켜진 뒤에도 질문은 남습니다. 부산은 정말 ‘별을 켜는 도시’로 가고 있을까요?

 

 에너지의 날이면 부산시는 시민들에게 에너지 절약과 기후행동을 이야기합니다. 광안대교의 불을 끄고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알립니다. 그러나 기후위기 대응은 하루 10분의 소등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나머지 364일 동안 부산시가 어떤 정책을 선택하고 어디에 예산을 쓰는지를 봐야 합니다.

 

 최근에는 부산시의 기후대응기금 사용을 두고도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돈이라면 온실가스를 실제로 줄이고, 폭염·폭우와 같은 기후재난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며, 에너지 전환을 앞당기는 데 우선 사용되어야 합니다. 사업 이름에 ‘친환경’이나 ‘기후’를 붙이는 것만으로 기후정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축제나 행사성 사업을 기후대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기 시작한다면 기금의 목적은 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들에게는 전기를 아끼자고 말하면서 정작 행정의 예산은 기후위기 대응과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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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상징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폭염은 더 길어지고 집중호우와 극한기상은 우리의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더 열심히 절약하라고 요구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행정이 먼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분명한 사업에 예산을 집중하고, 기후대응기금이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지를 엄격하게 따지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불을 끄고 별을 켜다’라는 말은 에너지의 날 하루의 구호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광안대교의 불은 10분 뒤 다시 켜졌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켜야 할 것은 다른 빛인지도 모릅니다.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는 정책, 목적에 맞게 쓰이는 기후예산, 시민에게 책임 있게 공개되는 행정입니다. 그래야 언젠가 부산의 밤에서 불필요한 빛을 조금 덜어내고도, 지금보다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글 / 노현석 협동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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