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천성산 관통반대 대통령선거 후보 공약채택 촉구서
-생명과 문화를 존중하는 대통령 후보는 금정산.천성산을 관통하는 고속철도를 반대하라-
오는 12월 19일 치루어 지는 16대 대통령선거를 우리는 주목한다. 그리고 후보들의 고속철도에 대한 관심이 국토환경의 바람직한 백년대계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21세기의 대통령은 지난 세기의 성장주의가 가져온 폐해를 직시하고 환경과 경제의 지탱가능한 세계를 추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것은 지역으로부터 시작하여 국가에서 지구적 차원의 관점으로 전이될 때 만이 가능하다.
그렇다 우리는 시방 우리의 오랜 삶의 터전이요 자연생태. 문화유산의 보고인 금정산과 천성산이 고속철도의 일방적 관통 앞에 위기에 처했음을 직시하고 다양한 반대운동을 펼쳐 왔다. 그러나 개발 관료집단의 구태의연한 사고는 전문가와 전체 시민 95%의 반대조차 무시하면서 여전히 강행만이 능사인양 기만으로 일관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경부고속철도 2단계 대구-부산의 건설은 철저히 밀실 처리되어 왔다. 노선이 계획된 지역민들은 고속철도가 관통하거나 지나가게 됨으로 인해 유발할 수 있는 건강과 재산의 문제에 대한 상세한 설명없이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는 강압적 권유 앞에 집과 들을 내놓았다며 뒤늦은 후회로 분통해 마지 않고 있다. 더하여 노선이 계획된 대단지 아파트의 주민은 고속철도가 지하관통 함에 따른 불안을 못이겨 아파트를 처분하고 있다.
특히나 고속철도건설공단과 건교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산지습원의 밀집지역인 천성산을 관통하면서도 단순한 터널 공사인양 기만해왔다. 수관을 다친 나무가 종국에는 고사하듯 천성산의 산지습원은 지하에 내장된 수많은 물길의 시스템을 그 생명으로 하고 있어 지극히 신중한 접근이 요구됨에도 공단은 함부로 다루고 있다. 그것은 금정산 구간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는 진실을 요구했지만 그들의 말속에는 거짓이 있었고, 구태의연한 기만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들은 처음부터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했고, 국민의 환경권을 고려하지 않았다. 오로지 개발을 통해 그들의 입지를 재생산하는데 열중하였으며, 자본의 이해를 도우는데 충실하고자 하였다. 분명한 사실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예산이 들어간 사업이므로 수정할 수 없다는 것이 건교부와 공단의 자세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이를 수용해야 한단 말인가. 그리하여 삶의 터전이 망가지고 보호받아야 할 생명이 순차적으로 사라짐을 당연시해야 한단 말인가.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고속철도건설은 너무나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생태.환경과 문화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계획 과정의 비민주성, 건설의 비효율성, 터무니 없이 부풀려진 경제적 기대효과로 대변된다. 그렇다 16대 대통령선거 후보는 이점을 분명히 해야한다. 역대정권이 취해온 조치, 예컨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권이 문제가 있음에도 어쩔 수 없다며 강행함으로써 빚어진 국고의 탕진과 국토 환경의 파편화를 우리는 경계한다. 그렇다. 대선 후보들은 부산시민이 한사코 고속철도의 관통을 반대하는 이유를 헤아려 지금 당장 금정산과 천성산을 관통함으로써 발생되는 예측 가능한 미래의 치명적 손실을 국가적 차원에서 냉정히 분별할 수 있기를 우리는 강력히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의 주장
하나.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금정산과 천성산을 관통하는 고속철도의 노선변경을 공약으로 채택하라
하나.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는 금정산과 천성산을 관통하는 고속철도의 노선변경을 공약으로 채택하고 입장을 천명하라
2002년 10월26일
금정산.천성산 고속철도 관통반대 시민.종교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