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이 땅의 모든 이들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기후파괴 시대. 이상기후가 일상 화되는 지구평균 기온 1.5도 상승이 길어야 5년여 앞으로 다가온 시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사라지는 시대. 급박한 목소리로 과학자들이 인류의 멸종을 경고하는 시대입니다.
더 이상의 자연파괴는 곧 파멸이기에, 지난 10월 27일,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의 멸종위기종 큰고니 핵심서식지를 관통하는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서의 공정 평가를 촉구하며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이 환경청 앞 농성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미약하나마 낙동강유역환경청이 2021년 6월 공문을 통해 밝힌 ‘부산시의 대저대교 계획노선이 멸종위기종 큰고니의 핵심서식지를 파편화하니 대안노선을 택해 다시 환경영향평가를 받으라’는 결론을 부디 지켜나갈 수 있기를 응원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난개발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무도한 대통령과 그 무리가 판치는 시절이 되고, 국민의 공복으로서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공정하게 근무하도록 외압을 막아주고 울타리가 되어줘야할 조직의 장과 상급자가 앞장서 잘못된 결정을 이끌며, 선배 청장과 실무자들이 만든 결론을 내팽개치고, 낙동강하구의 대자연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개발 이익에 눈먼자들에게 갖다 바치는고 말았습니다.
어제 아침엔 모처럼 얼굴을 내민 환한 햇살 아래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환경청 어린이집 아이들이 나비같이 농성장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부디 저 고운 아이들의 세배를 받은 환경청의 어른이, 더는 저 아이들의 미래를 파괴하는 나이만 많은 부끄러운 어른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빌어봅니다.
저 아이들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인 환경청의 공무원분들께 호소합니다.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의 결론을 뒤집고 부산시 원안노선을 그대로 통과시켜 버린 당신들의 결정은 금쪽같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파괴하는 결정이었습니다. 부당한 명령은 거부하여야 합니다. 힘들이지 않고 우리의 양심을 지켜낼 수는 없습니다. 고뇌하고 결단하여야 합니다. 상부의 명령이나 받드는 사무원(私務員), 부끄러운 개인이 아니라, 우리는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고 지속가능한 국토를 만들라는 국민과 법률의 정당한 명령, 공무를 수행하는 자랑스런 공무원과 어머니 아버지가 되어주시길 간절히 호소합니다.
우리 사회가 기후파괴·자연파괴의 시대, 인류 멸종위기시대에서 우리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사람과 자연이 함께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꾸는 것은 결국 여기 모인 우리들의 과제입니다. 금쪽 같은 내 새끼를 소리하는 이 땅의 모든 이들이 함께 기후파괴 중단, 자연파괴 중단을 외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우리가 더욱 노력하기를 다짐합시다.
입춘이 지나고 곳곳서 봄꽃 소식이 들려옵니다. 여기 모인 우리가, 암울한 기후파괴와 자연파괴의 시대를 끝내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아름다운 그런 세상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읍시다.
1백여 일의 농성장을 함께 지키며 수고하였으나, 한국을 대표하는 자연,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의 핵심축 하나가 개발의 삽날 아래 놓이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우리의 자책과 여기 모인 우리가 손잡고 노력하여 우리 아이들이 마음 놓고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다짐을 담아 우리 몸을 저 땅을 향해 내려놓고, 우리 바램을 하늘에 고하는 오체투지 삼보일배를 가지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더는 훼손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우리의 바람이 봄기운과 함께 부디 사방천지로 퍼져나가길 빌어봅니다.
2024년 2월 8일
낙동강네트워크,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창원기후위기비상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