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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핵사고 13년, 결의문> 안전과 생명을 향한 길에 의지를 모아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2024-03-12
<후쿠시마 핵사고 13년, 결의문>

안전과 생명을 향한 길에 의지를 모아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 부산시민의 뜻과 힘으로 “고리2호기 수명연장 저지! 핵폐기장 반대!”


오늘 3월 11일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13년이 되는 날입니다.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정전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1~4호기 원자로의 냉각수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결국 수소폭발로 이어졌습니다. 대량의 방사성 물질은 인근 대기와 토양을 오염시켰으며, 지금도 핵발전소 반경 40km 이내에 거주했던 사람들의 70% 정도는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투입된 바닷물은 방사성 오염수가 되어 태평양으로 투기되어 해양생태계와 인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영구 폐쇄 되었지만, 그 오염과 피해는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체르노빌과 함께 국제원자력사고등급 중 가장 높은 7등급으로 역사적으로 기록되었습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전 세계는 핵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흐름을 거스르며, ‘원전 최강국’을 향해, 낡은 미래를 향해 돌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리2호기를 비롯한 노후핵발전소 18기의 수명연장과 임시 핵폐기장 건설 강행으로 우리사회의 위험은 늘어나고 있으며 시민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무려 10기의 핵발전소가 밀집된 부산과 울산은 더 큰 위험을 떠안고 있으며 고리 핵발전소가 2032년에 소내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한수원은 부지내 임시저장 시설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안전을 담보할 수도 없는 수명연장 및 핵폐기장 건설은, 핵발전소 지역에 핵폐기물의 책임까지 떠넘기려는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정책에 다름 아닙니다.

우리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처럼 원전은 태풍이나 호우, 가뭄 등 이상기후에 취약하다는 것을 똑똑히 보고 경험하였습니다. 최근 수십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일본 노토반도의 지진비극이 우리나라와 동일한 지질특성이고 월성 · 고리 원전 반경 32km 내에 무려 5~7개 활성단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우리나라도 대규모 지진재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고리원전은 지난 40년간 사고·고장이 313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하여,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이 더 큰 희생을 불러올 수 있어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인류가 추구 해 온 진보와 발전에 대하여 다시 한번 되돌아 보고 극단적 물질문명이 가져온 위기, 위험한 소비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걸어온 길이 얼마나 반자연적이었는지, 불안과 불신으로 가득차 있는지 성찰하여야 합니다. 소비사회와 편리주의의 앞자리에 자리하고 있는 원전으로 인해 우리는 더욱 불안합니다. 원전은 처음부터 위협적이었고 실제 역사적으로도 우리에게 큰 공포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원전 자체의 안전성도 의문인데, 노후원전의 수명연장과 영구화될 핵폐기장은 우리 시민들에게 큰 부담과 위협을 안고 살아가라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후쿠시마 핵참사를 통해 발전이란 이름으로 걸어온 길이 얼마나 반자연적이고 위험할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고 있습니다. 진정한 발전과 진보는 안전과 생명존중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 안전이 우선이고 생명이 가장 중요한 가치여야 합니다. 그러나 핵발전소가 노후화 될수록 사고위험은 커지고 지역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의 진보는 정치적 힘이나 경제적 논리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우선되어야 하며, 노후원전을 멈출 줄 아는 지혜와 시민사회의 결집된 힘이 절실하다고 하겠습니다. 멈추고 다시 되돌아보고 새로워지는 것이 생명의 역사이고 순리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무차별적인 개발논리를 떠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생명의 가치를 회복해야 할 시점입니다. 안전을 중시하는 정책, 마음으로 느끼고 소통하는 공존, 안전과 생명, 신뢰와 협력의 사회는 생명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될 때 가능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노후화된 위험한 원전이 아니라, 평화로운 생명, 아름다운 미래를 물려줄 수 있습니다. 노후한 핵발전소와 핵폐기물 덩어리, 기후의 ​역습이 아니라 자연친화적이고 모든 존재와 공존하는 안전한 도시,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를 주고자 합니다. 이것이 후쿠시마 대참사 13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인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낡은 미래가 아닙니다. 보다 새롭고 자연친화적이고 생명이 존중되는 미래입니다. 좀 더 과감해야 하고 실천적이어야 하고 변화를 향한 시도와 경험에서 우러나는 지혜를 물려주어야 합니다.

시민의 안전과 생명이 미래의 비전입니다. 시민의 안전과 신뢰가 최고의 정치이고 정책입니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과 영구화될 고준위 핵폐기장 계획은 반드시 막아내어야 합니다. 절차적 정당성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려는 권위주의와 권력으로부터 우리의 미래와 공동체를 지켜내야 합니다. 생명을 향한 진보에 우리의 의지를 모아 나갑시다. 부산시민의 하나 된 목소리가 생명의 역사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2024년 3월 11일
부산고리2호기수명연장·핵폐기장반대 범시민운동본부 [167개 시민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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