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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인류 파괴 물질 ‘플라스틱’ 이젠 과감히 끊어야 할 때”
2020-11-05

“인류 파괴 물질 ‘플라스틱’ 이젠 과감히 끊어야 할 때”

[기후위기 교육, 부산서 시작하자] 2. 플라스틱 위기

북태평양 미드웨이섬의 앨버트로스 바닷새가 떼죽음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원인은 사람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사진은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얘기할 때 많이 다뤄지는 사진이다. 부산일보DB

온실가스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위험이라면, 플라스틱은 그에 비해 비교적 가시적인 위험이다. 바닷새의 배가 플라스틱으로 가득 채워져 먹이를 먹지 못해 죽어 가고,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섬을 이루기도 한다. 미세플라스틱이 우리가 먹는 물과 소금, 밥상에도 가득 채워져 한 사람이 1주일에 먹는 플라스틱의 양이 신용카드 1장 정도라는 통계가 나올 정도다. 이처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위협'인데도 석유에서 파생된 '플라스틱 문명'은 현대인이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되고 있다. 지구상에 등장한 지 불과 100년 남짓 된 플라스틱이 45억 년 된 지구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밥상 위 미세플라스틱 문제, 심각한 단계

전 세계 바다 곳곳 ‘플라스틱 수프’ 악화

플랑크톤·새우 먹이사슬 거쳐 인간 도달

한국인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최고 수준

플라스틱 없던 100년 전으로 돌아가야



■풍요와 편리함의 상징

19세기 말 미국 상류사회에서는 당구가 유행이었다. 당시 그들은 코끼리 상아로 당구공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코끼리 수가 급감하면서 당구공 가격이 폭등했다. 이에 사람들은 상아의 대용품을 찾게 됐고, 셀룰로이드라는 대용품이 만들어졌다. 이 물질은 그러나 잘 폭발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때 벨기에 출신 미국인 발명가 베이클랜드가 만들어 낸 것이 '베이클라이트(Bakelite)'라는 물질이었다. 베이클랜드는 포름알데히드와 페놀을 이용해 최초로 합성수지 플라스틱을 만들어 내 1909년 특허를 취득했다. 오늘날 플라스틱의 시초다.

플라스틱은 그 뒤로 전 분야로 활발히 진출했다. 유리나 도자기, 스테인리스처럼 무겁거나 비싸거나 잘 깨지는 단점이 없었기 때문에 플라스틱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거의 모든 물질을 대체해 나갔다. 심지어 녹이 생기지도 않고 종이처럼 물에도 젖지 않아 질리지만 않는다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도 있었다. 지난 100년간 인류가 누렸던 풍요와 편리함은 '플라스틱'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1위

플라스틱은 파도에 휩쓸리고, 염분과 자외선 등에 노출되며 더 작은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랑크톤, 새우, 물고기 등의 먹이사슬을 거쳐 결국 인간의 몸에까지 들어왔으며, 우리가 매일 먹는 물과 소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다량 발견된다. 미세플라스틱은 체내에서 내분비계 교란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체 영향에 대한 심층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동물 실험에서는 발달과 생식 장애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5대 환류대 연구소'는 지구 전체 해양에 26만 9000t에 이르는 미세플라스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2014년 발표했다. 그런데도 '플라스틱 문명'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201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 1명이 연간 소비하는 플라스틱의 양이 98.2kg으로, 세계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각종 일회용품 사용이 많아지며 플라스틱 사용량은 더 늘어났다. 부산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부산 생곡 자원재활용센터로 들어온 플라스틱은 지난해 대비 무려 2877t이 늘어났다. 이 중 상당수는 잔재물이 묻거나 복합소재로 된 제품이어서 재활용이 힘들다. 민은주 기후위기부산비상행동 집행위원장은 "이런 제품은 소각이나 매립으로 가게 되니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없이도 살 수 있다

플라스틱의 심각성이 커지자 2018년 G7 정상회의에서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지의 55% 이상을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고 204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을 100% 회수한다는 '해양 플라스틱 헌장'을 채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양을 0에 맞추는 획기적인 변화를 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몸은 바닷새의 몸처럼 플라스틱으로 가득 채워지게 될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플라스틱 제로'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유럽연합의 경우 2018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완전 금지 법안이 통과됐으며 파키스탄도 지난해 8월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다. 캐나다도 2021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키로 했으며, 인도도 2022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현재 우리는 일상의 모든 부분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섭취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위기를 타개해 나가려면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민 위원장은 "부산 공공기관부터 플라스틱 저감과 일회용품 사용 규제 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플라스틱 제로’를 위해서는 학교에서부터 교육이 시작돼야 하며 거대한 생활양식의 전환을 이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부산일보] http://www.busan.com/view/b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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