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군 발암물질이죠, 석면이 포함된 폐건축자재를 무더기로 내버려 둔 곳이 있습니다.
10년 전 강제 철거된 부산의 한 무허가 주택가로, 폐건축자재에서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석면이 발견됐는데요,
주변에는 어린이집과 학교가 들어서 있습니다.
먼저, 정민규 기자가 그 현장을 고발합니다.
[리포트]
부산 동래구의 한 야산.
빈터에 폐건축자재가 무더기로 보입니다.
주택 지붕으로 사용되는 슬레이트입니다.
곳곳에 쌓여있는 슬레이트, 일부는 흙 속에 파묻혔습니다.
KBS가 대학 연구기관에 폐건축자재의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폐암 등을 유발하는 1군 발암물질인 백석면이 검출됐습니다.
함유량은 기준치의 12배로, 석면 뭉치가 눈으로 확인될 정도였습니다.
[윤민수/동의과학대 동의분석센터 팀장 : "석면이 날아가면서 토양의 오염을 일으킬 수 있고요. 눈에 보이는 것만큼 파손이 되었으니까, 마찬가지로 비산이 되었을 때 사람들이 흡입할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석면이 포함된 폐건축자재가 방치된 곳은 10년 전 강제 철거된 무허가 주택가입니다.
50여 가구가 살던 만9천여 ㎡ 규모로, 현재 어린이집과 고등학교, 사회복지관 등과 맞닿아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이 텃밭 등을 가꾸며 자주 오가기도 합니다.
주민들이 오가는 산책로 주변에서는 이렇게 부서진 슬레이트 지붕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각은 석면이 흩어지기 쉬워 더 위험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조차 모르는 주민들이 대부분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이런 게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죠. 학교가 이렇게 많은 데다 요양원도 있는데 바로 옆에 석면이 방치돼 있다는 생각을 합니까. 전혀 생각을 못 하죠."]
장기간 방치된 석면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주형/부산석면추방공동대책위 사무국장 : "(석면은) 잠복기가 아주 긴 게 특징인데 주민 거주시설까지 아주 복잡하게 많고 다양한 건물들이 있는데 이게 어느 분께 어떤 피해를 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주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도 있지만, 주택 철거 이후 석면에 대한 실태조사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