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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모루] 숲이 되어 쉬는 시간
2020-09-22
부산치유의 숲? 기장군 철마로 들어가는 초입에 서 있는 표지판을 보며 늘 궁금했다.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도 선뜻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곳에 솔모루에서 프로그램으로 가게 되었다. 예약부터 일정 조정, 마을버스 시간표까지 모두 노주형활동가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는데, 날씨가 마지막까지 애태우게 하더니, 당일은 긴 장마비가 잠시 멈춰 주었다.

마치 기다리던 소풍을 가듯이 아침부터 분주했다. 도시락 준비하느라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솔모루회원 외에도 금샘의 최부숙회원, 강북사의 조영재, 주은영회원이 함께 해 주셨다.

범어사 역에서 철마행 마을버스를 탔다. 맨 뒷자리에 앉아 버스가 뛸 때마다 엉덩이에 오는 바닥의 느낌을 느끼며, 마을길을 꼬불꼬불 돌아가는 버스에서 마을 구경도 재미있는 구경거리였다. 퉁명한 마을버스 기사님과 손님과의 주고 맞는 대화도 재미있고, 장날이라 전을 펼쳐둔 작은 장도 정겹고, 예쁘게 꾸며놓은 정원이 있는 집에서는 부럽고, 오래된 마을 숲은 경이롭고……. 마을 길 구석구석 걷는 여행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언젠가 실행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어봤다.

공원과 달리 치유의 숲은 음식물 반입 및 취식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기에, 우리는 들어가기 전 초입의 나무 밑 그늘에서 점심을 든든하게 먹었다.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을 다 모으니, 푸짐한 한 상이 되어 맛있고 배부르게 나눠 먹었다.

숲의 입구에 방문자 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실 산림치유지도사님을 만났다. 밝은 웃음과 유쾌한 말씨로 장착한 지도사님이 싱그러웠다. 사실 숲해설사는 들어봤지만, 산림치유지도사는 처음 들었다.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보니 2013년부터 산림청에서 도입한 제도란다. 프로그램 덕분에 또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몸 풀기 체조 – 걷기 - 오감으로 만나기 – 균형감 프로그램 - 쉼 명상 - 차 마시며 마무리’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약 2시간가량 진행되었다. 신기하게도 2시간이 꿈결같이 후딱 지나가 버렸다. 특히 맨 마지막 프로그램이었던 숲에 누워 숲을 느끼며 쉬는 시간이 참 좋았다. 누워서 바라보는 파란 하늘과 천천히 흐르는 구름, 살랑대는 나뭇잎, 은근히 묵직하게 움직이는 나무둥치의 소리, 머리 밑에서 들려오는 듯한 개울물 소리, 벌레소리와 새소리, 따스한 기온과 서늘한 그늘의 느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멈추어 쉬는 시간이 가장 창조적인 시간이 될 수 있다. 역시 그랬다.

글 / 김은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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