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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구모임] 여름의 가덕도, 여유의 시간
2020-09-22
가덕도. 이제는 섬이라는 것을 살짝 잊어버리게 되는 곳이 되었다. 언제였던가? 맨 처음 가덕도라는 곳에 갔던 적은.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리고 달려 진해 용원에 도착해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도선의 표를 구입하고 출발하기를 기다려 배를 타면 눌차, 대항, 천성 순으로 가덕도의 작은 마을마다 도선이 잠시 들어가면, 사람들이 짐을 들고 내리고 타곤 한다. 부산에서 진해 용원으로 가서, 다시 부산 가덕도로 들어가는 신기한 뱃길. 완연한 섬마을 느낌이 물씬 나던 그곳은 이제 추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일까?

기대감과 설렘으로 처음 도착한 곳은 눌차도의 정거마을이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의 전문기관인 교육센터에서 협업하여 생태 마을 작업을 함께 했던 곳이었다. 그 사업 이야기만 전해 듣고 오기는 처음이다. 그보다 더 오래전 태풍 ‘매미’에 큰 피해를 입었을 때, 환경연합에서 수해 복구 작업에 자원 봉사하러 온 적은 있었으나.

섬마을의 정취를 아직 가지고 있는 작은 마을 골목을 천천히 걸었다. 갓 이소한 어린 제비들이 전깃줄에 매달려 있고, 어미새는 먹이를 물고 와 어린 새끼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려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며 다들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마을의 막다른 길에는 예쁜 정원을 꾸민 집이 있었고, 마음씨 좋게 밖으로 열려있는 정자에 앉아서, 그 집의 인심 좋은 강아지와 놀기도 했다.

장마 기간, 비 예보가 있던 터라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다니기 좋은 날씨 속에 간만의 여유를 누리면서 빙수도 마시고 가끔 보이는 바다직박구리, 동박새, 노랑턱멧새와 같이 흔히 보이는 작은 새들에게도 크게 감탄하며…….

대항을 거쳐 천성항까지 왔다.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이곳이 도선이 도착하는 마지막 항구였다. 아주 작은 마을, 텃밭 사이사이에 있는 일본식 건물의 냄새가 물씬 나는 오래된 창고 같은 주택들이 인상적이었던 그곳이, 이제는 가덕도에서 가장 번성한 곳이 되어 있었다. 공영주차장, 넓어진 진입도로 등이 사람을 불러들이고, 그에 맞춰 식당들이 생겨났다.

이국적인 마을 풍경에 너도 나도 마을 구경에 나섰다. 곳곳에 담과 지붕을 두른 우물들, 창고 같은 주택들. 모두 일제강점기 때 마을 주민을 몰아낸 일본 주둔군의 흔적이다. 일본군이 물러 간 후 그 건물에 그대로 들어가 살게 된 것이 오늘까지 이어온 것이다.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주차장에서 가까운 집으로 찾아 들었다. 그것이 최고의 선택일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직접 물질해 온 자연산 담치국이 밑반찬으로 나오는 곳이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특별하고 거대한 물회까지.

7월의 가덕도 여행은 탐조여행이라기 보다는 섬여행이었다. 여유와 다정함이 흐르는 시간들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하구모임에서 활동하다가, 이제는 새를 전공으로 하는 전문가가 되어 돌아온 유민이의 반가운 등장도 좋은 날을 더 멋지게 만들어줬다.

8월 모임도 조사가 없는 달. 매년 8월은 모꼬지(M.T.)를 해 왔다. 이번에는 김해 신어산에서 글램핑과 탐조를 하기로 했다. 또 설레기 시작한다.

글 / 김은경 하구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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