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눈꽃산행-소백산 천문대 산행기
지난 3월 31일 아침, 개나리와 벚꽃의 환호 속에 소백산으로 출발했다. 소백산 아래 마을에서 청국장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희방사로 향했다. 부산은 색색의 꽃들로 봄이 완연한데 이곳의 산은 회색빛 겨울옷을 입고 조용하게 우리를 맞았다. 희방사를 지나 깔딱고개를 모두 깔딱깔딱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 보니 흐린 하늘로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야호 여기 와서는 눈의 환호를 받다니!
조금씩 내리던 눈이 산을 오를수록 쌓이기 시작해 발이 푹푹 빠지는 경이로움 속에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 소리가 온 산골짝에 울려 퍼지더라!
숙소인 천문대에 배낭을 내려놓고 비로봉(1439m)으로 향했다. 조릿대와 어우러진 상고대숲길은 하얀 동굴이었다.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제1연화봉에서 발걸음을 돌려 숙소로 왔다. 비로봉엔 가지 못했지만 아쉬울 게 없었다. 작은 백산, 소백산의 희고 높은 거룩함에 취해 있었으니.. 천문대에 가서 별은 못보고 춘삼월 눈은 왕창 본 산행, 아무런 걸림이 없어라!
(부산환경연합 회원/ 양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