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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5산행모임] 가덕 연대봉에 오르다
2021-06-15




부산의 최남단 작은 섬 가덕도가 전국적인 유명세로 떠들썩하다.

실내든 실외든 5인 이상 집합금지 상태에서 가덕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연대봉 산행을 추진했다. 두 팀으로 나누어 조를 짰으나 비 때문에 한 차례 산행을 연기했다. 그 덕에 많은 회원이 함께하지 못했으나 산행 전날 해 질 무렵까지도 최종 5인 예약 상태. 결국, 한집에 사는 주은영 회원을 설득해 산행을 포기하게 만든 후 겨우 4인을 맞추었다 ^^ 이제 잠들어야지 하며 마지막으로 핸드폰 문자를 확인한 순간, 한 회원이 막판에 참가를 못 한다는 문자가 찍혀있다. 허얼~ ...다시 주은영 회원 극적 참가확정! 5인 이하 집합금지 상태에선 두 번 다시 산행 추진을 하지 않는 거로 맘속 다짐. 꾹꾹 ㅋㅋ

우여곡절 끝에 승용차 1대에 조영재, 주은영, 이리규, 얼마 전 총각을 탈출한 신차범 회원이 몇 년 만에 참가. 이리규 회원은 코로나 때문에 집과 직장 딱 두 군데 동굴만 왔다 갔다 하는 동굴증후군에 걸려 있었다. 주 증상으로는 극도로 햇볕을 꺼리며 나서기를 싫어한다는 것.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으로 어쩌면 연대봉에서 바라보는 대항 주변의 경치 구경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웠다고 했다.


대개 연대봉 산행은 대항마을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15분 ~20분 만에 급경사를 타고 오른다. 하지만 그 길은 등산객도 많고 산행 초입부터 노출되는 바다 경관이 정상에서의 감동을 갉아먹는 단점이 있다. 해서 차는 가덕도동 주민 센터에 쉬게 하고, 좀 많이 걷는 길을 택했다. 동선 이주 단지를 지나 사이사이 좁은 길을 꼬불거리며 통과해 천가초등학교 흥선대원군 척화비를 우선 감상했다. 그리고 가벼운 돌들은 마을의 구들장, 담장 벽돌용으로 뽑히고 간신히 뿌리만 남아 있는 가덕진성의 잔해를 뒤로하면서 임도를 타고 올랐다. 본격 산행이 시작되는 임도 중턱에 도달하면 공공연한 비원이 하나 나온다. 길에서 보면 그냥 낡은 초소만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무시하고 지나치기 쉬운…. 하지만 잠깐의 수고만 들여 올라서면 멋진 휴식공간이 펼쳐진다. 바로 아담한 국군용사묘비와 부속 공원<사진1>. 입으로는 준비해 온 고구마, 요거트 과일 범벅, 아몬드 빵, 수제 커피 등등을 담소와 함께 나누고 눈으로는 햇볕과 푸른 창공도 맘껏 섭취한 후 본격적으로 임도 산행에 돌입했다. 임도 중간중간의 멋진 포토존에서 쉬기도 하며 느릿느릿 올랐다.

오늘의 산행 포인트는 앞에서 잠시 연설했다시피 갑작스레 연대봉이 나타나면서 거의 동시에 펼쳐지는 대항마을과 삼면 바다의 어마무시한 경관! 이런 장관은 부산에서 아마 가덕도 연대봉이 유일할 거라는데 500원 건다. 마침 미세먼지 하나 없는 하늘과 수평선 끝에는 기다란 대마도가 선명하다. 눈길은 그 옆으로 이어지다 국수봉에서 멈추어 서서 한참을 머문다. 가덕 신공항 조감도에는 바다 매립을 줄이기 위해 국수봉을 쳐서 없애는 거로 나온다. 100년 넘은 고목이 즐비하며 그 주변엔 토종 돌고래 상괭이가 지난다는 국수봉<사진2>. 꼭 다음 산행 때는 원시림 속 치열한 삶을 이어온 이들을 찾아가 꼭 껴안아 주고 싶다. 그리고 수줍은 듯 등만 살짝 보이고 자맥질하는 상괭이들과 운 좋으면 눈 맞춤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땐 꼭 힘내서 어떤 환경에서도 잘 살아라 이야기하고 싶다.



이리규 회원의 동굴증후군은 치유가 되었을까? 이제 스타트를 끊었으니 치유 산행의 끈을 놓지 마시기를 ^^

글 / 조영재 회원, 사진/ 3015 산행모임 제공

※ 참고로 부산환경운동연합 공식행사로 추진이었으며, 사적모임에 해당되지 않아 5인 이하 인원제한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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