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는지 이제 그 시작 시점도 흐릿해진 코로나19.
마스크 한 모습이 정상이고, 매일 갈아치우는 확진자 숫자를 확인하는 아침이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두 코로나19 덕택(?)에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후각을, 사람들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력을 잃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가끔 예전 모임을 떠올리며 사람들이 그리울 때가 있지 않은가? ‘그때가 좋았지’하는 건 나이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금샘골목과 솔모루가 어려운 살림을 합치고 몇 번 모이지도 못한 채 모임 인원수 제한 때문에 한참 동안 볼 수가 없었다. 9월.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접종 완료자 까지 나오면서 모임 인원수 제한에 숨통이 트였고 이 기회를 잡아 모이자! 모이자! 모이자! 단톡방에 의견들이 넘쳐났다.
드디어 9월 13일, 월요일, 저녁 7시, 솔샘 정기모임!
장소는. 특별한 곳. 이전 부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활동했던 우정희씨가 새로 문을 열었다는 가게 “라이스 앤 키친”. 언젠가 한 번 방문해서 맛난 것도 먹고, 개업한 정희씨 어깨에 힘 얹어 주고 오자는 이야기가 오가던 차였다. 지하철역에서 천천히 걸어 10분 거리. 네이버로 검색해 보면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원 테이블 레스토랑’으로 추천되어 있다. 모임 장소로 대여도 가능하다고 한다.
먼저 만난 회원들과 가게를 들어서니 예쁜 소품들과 큰 식탁이 돋보였다. 우리를 위한 맛깔스러운 음식들이 준비되고 있었고 아늑하고 정갈스러운 분위기가 마치 어느 집에 초대되어 온 듯했다. 앞치마를 두르고 땀 흘리며 세팅하는 정희씨는 더없이 밝고 환해 보였다. 자신만의 일을 즐겁게 하는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예뻤다. 큰 식탁에 정성과 솜씨가 더해진 음식들이 꽉 차고 오랜만에 얼굴 마주한 솔샘 회원들은 식구가 되어 이야기꽃을 피웠다. 융숭한 대접을 받는 기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음식 나누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는 구자경 회원의 추임새 같은 발언이 모임 분위기를 대표하는 듯했다. 일이 바쁜 이영미 회원이 조금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고 무엇을 하며 살림을 꾸려나갈지는 다음 모임에서 의논하기로 했다.
헤어져 집 돌아오는 길 ‘모두 건재하구나, 모두 제자리에서 여전히 열심히들 살고 있구나, 우린 또 만날 것이고 함께 풀어 가야 할 문제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모두 그날까지 파이팅!‘
글 / 최부숙 회원